1. 시랜드공국(Principality of Sealand) – 해상 요새 위의 자주 국가
시랜드공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마이크로네이션 중 하나다. 1967년, 전직 영국 육군 소속의 패디 로이 베이츠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사용되던 해상 요새를 점거하고 자신을 국왕 ‘로이 1세’로 선포하면서 탄생했다. 시랜드는 자체 헌법, 여권, 화폐를 갖추고 있으며, 영국과의 법적 분쟁에서도 자주권을 주장한 바 있다. 온라인을 통해 시민권과 귀족 작위를 판매하고, 그 수익으로 운영비를 조달한다. 실질적인 인구는 없지만, 해상 구조물이라는 특수한 위치 덕분에 국제법상 회색 지대에 존재한다.
2. 몰로시아공화국(Republic of Molossia) – 미국 속의 독립 선언
몰로시아공화국은 미국 네바다주에 거주하는 케빈 보 대통령이 세운 마이크로네이션이다. 몰로시아는 농담과 풍자의 요소를 결합한 국가로, 자체 화폐인 ‘발로라’를 발행하고 여권도 발급한다. 정부 조직은 대통령 중심제이며, 입국 시 관세와 입국심사를 수행하는 ‘의식적 행위’가 존재한다. 몰로시아는 과거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과 전쟁 중이라는 설정도 유지하고 있다. 주로 관광객, 언론, 유튜버 등을 통해 외부와 소통하며, 자신들의 존재를 유쾌하게 알리고 있다.
3. 리버랜드공화국(Liberland) – 무주지를 기반으로 한 자유주의 실험
리버랜드공화국은 2015년, 체코 출신 정치활동가 비트 옘스카가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사이의 무주지(無主地, 누구에게도 속하지 않은 땅)를 점거하며 설립을 선언한 마이크로네이션이다. 이 국가는 ‘최소한의 정부, 최대한의 자유’를 모토로 하고 있으며, 블록체인 기술과 디지털 시민권을 적극 활용해 운영된다. 아직 실질적인 인프라는 부족하지만, 수천 명이 시민권을 신청했으며 외교적으로도 여러 국제기구에 자신들의 존재를 알리고 있다. 토지 분쟁으로 인해 정식 국가는 아니지만,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국가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4. 엘가라시아왕국(Kingdom of Elgaland-Vargaland) – 예술로 건국한 국가
엘가라시아왕국은 스웨덴의 두 예술가 칼 미카엘 폰 하우스볼과 레온딘 마르샬이 설립한 마이크로네이션이다. 이들은 "국가의 경계선"이라는 개념 자체를 점령하겠다는 선언을 통해 예술적 국가를 창조했다. 엘가라시아는 세계 모든 국가 사이의 경계선, 잠과 죽음의 공간 등을 자신들의 ‘영토’로 삼는다. 여권과 국가 행사, 장관 임명 등 실제 국가 시스템을 유머러스하게 운영하며, 현대미술과 정치 철학의 접점을 실험하는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다.
5. 아스가디아공국(Asgardia) – 우주에 건국된 마이크로네이션
아스가디아공국은 인류 최초의 ‘우주 국가’를 자처하며, 2016년 러시아 과학자인 이고르 아슈르벨리가 주도해 설립되었다. 이 마이크로네이션은 지구 밖의 공간을 자국 영토로 간주하며, 실제로 인공위성 ‘Asgardia-1’을 발사하여 데이터 저장 공간을 확보했다. 디지털 헌법, 온라인 시민권, 가상 의회 등을 운영하고 있으며, 인류의 미래를 위한 ‘우주 헌법 국가’를 지향한다. 아스가디아는 특히 과학자와 테크 커뮤니티의 관심을 끌며, 새로운 형태의 디지털 주권 개념을 실험하고 있다.
6. 나미나라공호국(Naminara Republic) - 문화 콘텐츠로 탄생한 마이크로네이션
나미나라공화국은 대한민국 춘천에 위치한 남이섬이 2006년 자발적으로 독립을 선언하며 만들어진 마이크로네이션이다. 이 국가는 실제로는 관광지이지만, 독립 국가의 형식을 빌려 문화예술 중심의 자치 공동체를 운영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나미나라는 자체 국기를 만들고, ‘입국심사’를 통해 관광객을 ‘방문 시민’으로 환영하며, 나미나라 여권을 발급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징적 국가는 관광객들에게 신선한 체험을 제공하며, 동시에 창의적 콘텐츠와 브랜드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활용되고 있다.
나미나라는 현실적인 영토와 정부 기능을 갖추고 있지는 않지만, 문화 외교와 환경 보존, 그리고 창작 예술의 진흥을 국정 운영의 핵심 이념으로 삼는다. 남이섬 내에서는 친환경 정책과 다양한 문화 축제가 지속적으로 개최되고 있으며, 아동 도서 기부 및 문화 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국제사회와의 교류도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나미나라공화국은 단순한 관광 마케팅을 넘어, 예술과 자연, 그리고 상상력을 결합한 마이크로네이션의 성공적 모델로 평가된다.
7. 노르딕랜드공화국(Nordicland) – 기후 위기 대응을 국가 이념으로
노르딕랜드공화국은 북유럽 청년 활동가들이 설립한 마이크로네이션으로, 기후 위기 대응과 환경 보호를 국가 운영의 핵심 가치로 내세운다. 이들은 탄소 배출 없는 생활 방식, 순환 경제 모델, 자연과의 공존을 법률로 명시하고 있으며, 자국민은 친환경 실천 서약을 통해 등록할 수 있다. 노르딕랜드는 가상공간을 중심으로 운영되며, 생태주의와 디지털 정치를 결합한 실험적 국가 운영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8. 로즈아일랜드공화국(Republic of Rose Island) – 해양 위에 세운 유토피아
로즈아일랜드공화국은 1968년 이탈리아 해안에서 건축가 조르지오 로사는 인공 섬 위에 만든 마이크로네이션이다. 그는 이 섬을 자치 국가로 선포하고 바에서 수익을 창출하면서 운영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국가 주권을 위협한다며 군사 작전을 통해 섬을 파괴했고, 로즈아일랜드는 짧은 역사 속에서 독립국의 꿈을 실현하려던 시도로 남았다. 이 사례는 정부와 개인 간 주권 충돌의 상징적 사건으로, 현대 마이크로네이션 논의에서 자주 언급된다.
9. 라도니아왕국(Kingdom of Ladonia) – 조각 작품이 국가가 된 사례
라도니아왕국은 스웨덴 예술가 라르스 빌크스가 만든 예술 작품 ‘니미스(Nimis)’를 중심으로 건국된 마이크로네이션이다. 이 조각은 규제 문제로 철거 위기에 놓였고, 이에 대한 저항으로 작가는 해당 지역을 독립 국가로 선포했다. 라도니아는 헌법과 내각, 시민권 신청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수천 명의 온라인 신청자가 몰린다. 라도니아는 예술과 정치적 저항, 표현의 자유를 결합한 독특한 국가 운영 사례로 평가받는다.
10. 잘레시아공화국(Republic of Zalezia) – 온라인 RPG 기반 마이크로네이션
잘레시아공화국은 판타지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롤플레잉 커뮤니티에서 발전한 마이크로네이션이다. 이 국가는 허구의 역사와 지리, 법률, 정치 구조를 상세하게 설정하며, 구성원들은 실제 국가처럼 역할을 수행한다. 대통령 선거, 국회 회의, 조약 체결 등 실제 정치 과정을 모방하며 운영된다. 이처럼 잘레시아공화국은 상상력과 사회적 역할극을 통해, 현대 청년층이 정치 참여를 놀이로 풀어가는 새로운 형태의 마이크로네이션으로 주목받는다.
결론
마이크로네이션은 단순한 ‘나라 놀이’가 아니다. 이들은 각기 다른 이유와 배경 속에서 탄생하며, 정치적 저항, 문화적 표현, 환경운동, 디지털 정체성 등 다양한 목적을 실현하는 현대 사회 실험의 무대가 된다. 비록 국제법상 국가로 인정받지는 못하더라도, 이들의 활동은 현실 국가가 담아내지 못한 목소리와 욕구를 창의적인 방식으로 표현하는 대안적인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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